가족치료란?
가족의 행동 패턴은 개인에게 연향을 미친다. 따라서 가족은 치료 계획의 일부분이 되어야 한다. 가족치료의 단위는 개인이 아니다. 단 한 사람만 상담에 참석하더라도 치료의 단위는 그 개인이 속한 관계의 망이다.
가족치료는 단기적이고, 해결에 초점을 두며, 구체적이고 성취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며, 종결을 생각하고 치료를 설계한다. 가족치료사는 다양하고 심각한 임상 문제를 다룬다.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에 따르면 가족치료는 많은 정신건강 문제를 치료하는 데 있어 개인중심 치료만큼 효과적이며, 어떤 경우에는 더 효과적이다. 성인의 정신분열증, 정서장애(예:우울증, 불안), 성인 알코올 중독과 약물남용, 아동의 품행장애, 청소년 약물남용, 젊은 성인 여성의 식이장애, 아동 자폐증, 성인과 아동의 만성 신체질환, 부부불화와 갈등, 부모자녀 간 문제를 정신건강 문제의 예로 들 수 있다.
가족치료사는 대개 평균 12회기의 단기치료를 한다. 대개 사례의 65.^%가 20회기 이내에 종결되며, 87.9%는 50회기 이내에 종결된다. 부부를 대상으로 한 치료는 11.5회기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치료는 9회기 정도 요구되는데, 이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가족치료가 더 단기에 이루어진다는 점을 말해 준다. 가족치료의 거의 반은 일대일 형식이며 나머지 반은 부부치료, 가족치료, 혹은 여러 형태가 혼합된 치료다.
가족치료사는 누구인가?
가족치료사는 심리치료와 가족체계이론 분야에서 훈련을 받는 저눔ㄴ가이자 결혼, 부부, 가족체계의 맥락에서 정신장애와 정서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할 자격을 갖는 정신건강전문가로서 평균 13년의 임상실습을 거치는 임상전문가다. 가족치료사는 전통적으로 개인을 강조하던 시각에서 벗어나 결혼과 가족이라는 일차적인 관계망 속에서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특성을 갖는가에 초점을 둔다. 가족치료사는 정신건강 관리에 대해 전일론적(holistic) 시각을 취하며, 개인과 가족의 전체적, 장기적 안녕에 관심을 둔다.
많은 연국가 정신장애와 정서장애 및 건강문제를 치료하는 데 가족치료가 효과적임을 거듭 밝혀 왔다. 내담자는 가족치료사를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자신의 직업생산성, 동료관계, 가족관계, 파트너 관계, 정서적 건강, 전반적인 신체건강, 사회생활, 지역사회활동이 매우 향상되었다고 보고해 왔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내담자는 친구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정신건강전문가로 가족치료사를 꼽았다. 가족치료 내담자의 98%가 자신들이 받은 가족치료 서비스가 '좋았다'거나 '아주 우수했다'고 보고하였다.
치료를 받은 후 내담자의 약 90%는 정서적 건강이 향상되었고, 약 2/3는 전반적인 신체건강이 향상되었다고 하였다. 내담자의 대다수는 직장에서 능률이 향상되었고, 3/4은 부부관계가 향상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자녀의 행동과 학업수행능력이 향상되고 또래와의 관계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보고하였다.
서구에서 가족치료가 하나의 학문 분야로 탄생하기까지 크게 두 가지 흐름이 뒷받침되었다.
①전통적인 개인 심리치료가 다루지 못했거나 그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문제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치료의 주류 밖에서 몇 가지 새로운 움직임이 발생하였다.
②전통적인 심리치료의 밑바탕이 되었던 기계론적 세계관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유기체론적 세계관이 탄생하였다.
집단역동운동: 개입의 대상을 개인에게서 집단으로 바꾼운동이다. 집단역동에 관한 이론적 접근은 레빈이 발전시킨 장이론(field theory)을 기초로 하였다. 레빈은 인간의 행동은 개인과 환경 간 상호작용의 산물이라는 시작을 도입하였고 집단이 그것의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개념을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집단 토의가 개인 지도난 강의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가족치료에 적용된 그의 두 시각은 첫째, 부분과 요소는 별개로 존재하지 않고 전체로 통합되며, 둘째, 행동은 기계적으로 이루어진다기보다 역동적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시각은 인간의 행동은 모든 상황에서 동일하지 않으며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는 시각으로 발전하였다.
아동지도운동: 정서적 문제는 아동기에 시작되며, 아동기의 예방과 초기발견 및 치료는 이후의 심리적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초하였다.
부부상담의 필요성 확산: 개인의 심리 문제를 치료하는 주요 이론과 기법으로 정신치료가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20세기 초반의 결혼생활 문제는 개인의 심리적 문제이기보다는 부부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정신치료적 접근으로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들은 결혼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였다.
사회복지실천의 영향: 사회복지실천은 19세기 말 영국과 미국의 자선조직 협회(COS)에서 출발한 전문직으로, 전통적으로 개입의 초점을 가족에 두어 왔다. 초기에는 우애방문원(friendly visitor)으로서 가정을 방문하여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 욕구를 사정하고 원조했으며, 이와 함께 가족의 심리정서적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부부갈등이나 자녀양육과 같은 문제를 직접 다루었다. 또한 이민자의 정착을 돕기 위해 인보관(settlement house)을 설립하여 개인은 물론 다수 가족을 대상으로 원조를 제공했다. 가족대상 사회복지실천(family casework)은 초기 사회복지사 훈련의 최대 관심사였다. 가족 문제를 완전하고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부모를 함께 면접하는 것에 중요성을 두었는데, 이는 가족생활의 책임을 어머니에게 돌리는 당시 관행과는 매우 대조적인 접근이었으며, 정신건강 분야에서 가족합동면접이라는 것이 시도되기 훨씬 전의 일이었다. 특히 전체 가족에 대한 개입을 강조하여 개별구성원을 그 맥락인 가족과 분리할 수 없다고 보았고, 구성원 간 정서적 유대를 개인 생존과 성취의 결정요인으로 보았다. 사회복지사는 가족치료 운동이 시작되면서 이 분야에 대거 참여하였으며, 반세기를 거치는 동안 많은 가족치료 지도자를 배출했다.
체계론적 사고의 등장
체계론적 사고는 세계를 모든 현상의 상호 연관성과 상호 의존성으로 파악한다. 이러한 사고는 세계를 분리된 객체로 구성된 기계조직으로 본 기계론적 세계관과는 매우 다른 것이었다. 세계관의 차이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을 바라보는 시각, 내담자와 치료자에 대한 시각, 개인이 세강을 인식하는 방식과 의미 등에서 차이가 있음을 가정하는 것이었고, 그 결과 전통적인 심리치료와는 다른 가족치료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할 수 있었다.
서구 가족치료의 발달 단계
①파종기: 1940년대까지
②모종기: 1950년대
③발아기: 1960년대
④개화기: 1970년대
⑤전환기:1980~1990년대
- 초기 모델의 통합
- 후기 모델의 출현
가족치료 모델 비교
초기 모델
①다세대 모델: 보웬을 중심으로 발달된 다세대 모델은 정신역동적 모델이라고도 부른다. 그 이유는 보웬이 어느 가족치료자보다도 개인의 정신내적 과정에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보웬은 치료한 체계적인 이론적 틀 위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믿음으로 가족치료 이론을 확립하는 데 주력하였다. 그 결과 자기분화 개념을 중심으로 한 여덟 가지 상호 관련된 개념을 만들어 개인의 정신내적 과정과 대인관계 양식이 여러 세대에 걸친 가족의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는 가족의 정서 관계와 증상 발현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하여 가계도를 주요한 치료기법으로 사용하였다. 1978년 그가 발표한 『임상에서의 가족치료(Family Therapy in clinical Practice)』는 그의 가족체계이론을 잘 설명한 서적이다. 그를 추종하는 가족치료자는 가계도에 관한 책을 써서 우리에게도 잘알려진 맥골드릭과 카터, 1988년 보웬과 함께 『가족평가(Family Evaluation)』를 저술하여 다세대 가족치료를 더욱 구체화 시킨 커가 있다. 보웬과 함게 다세대에 초점을 둔 정신역동적 성향의 가족치료자료 보조르메니-나지를 들 수 있는데, 그의 가장 중요한 공헌 가운데 하나는 치료에 윤리적 차원을 도입한 점이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대인관계 장부를 가지고 있으며, 장부가 공평하게 경험되기를 원하는 실존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문제나 증상은 공평성을 경험하지 못한 대인관계 맥락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치료는 관계의 맥락을 윤리적으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인간이 최초로 경험하는 대인관계 맥라은 부모와의 관계이므로, 그의 치료의 초점은 자연히 가족관계에 있었다. 보웬의 다세대 모델은 4장에서 자세히 설명하였다.
주제:다세대에 걸친 정서과정에서 집중적인 투사의 대상이 된 가족원에게 증상이 나타남. 가족원의 자기분화를 촉진하여 가족체계의 변화를 유도하여 문제를 해결
주요개념: 자기분화, 삼각관계, 핵가족 정서체계, 가족투사과정, 정서적 단절, 다세대 전수과정, 형제위치, 사회정서과정
치료목표: 다세대 정서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자기분화의 촉진과 탈삼각화 촉진
개입방법: 가계도를 통한 가족정서체계평가, 불안과 정서적 반응성을 낮춤, 치료적 삼각관계와 코칭을 통한 가족원의 자기분화 촉진
②경험적 모델: 보웬 모델이 이론에 기초한 치료를 지향하였다면, 위터커와 켐플러, 사티어 등 경험적 모델의 창시자들은 철저하게 비이론적으로 치료에 접근하였다. 이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성적측면, 즉 창의성, 개방성, 자발성, 놀 수 있는 능력을 내담자가 상담과정에서 경험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조하였다. 위터커는 키스(David Keith)와 함께 팹(Peggy Papp)이 발표한 『가족치료: 사례연구 완본(Family Therapy: Full Length Case Studies)』이라는 책에서 가족치료가 이론에 근거하기보다 치료자의 개방성과 진실성, 그리고 직관을 기초로 내담자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따. 게슈탈트 심리학자로 출발하였던 켐플러(Walter Kempler)는 로스엔젤레스에 '켐플러 가족발달 연구소'를 창설함으로써 게슈탈트 심리학을 가족치료에 접목하기 시작하였다. 그 역시 특정 이론이나 모델 개발에 주력하기보다 내담자와의 실존적 만남을 위하여, 그리고 가족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하여 치료자의 재능과 잠재능력을 활용할 것을 강조하였다.
사티어는 초창기에 MRI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의사소통 수준에 관심을 두었기 때문에 의사소통 모델의 주요 인물로 분류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녀 역시 다른 경험적 치료자와 함께 인본주의적 믿음을 공유하였고, 치료과정에서의 경험을 중시하였기 때문에 경험적 모델의 주요 인물로 간주된다. 대다수 가족치료의 초창기 공헌자들이 남성이었던 데 반해 유일한 여성으로 가족치료에 정서 차원을 도입하였고, 치료과정을 통해 내담자가 분명하게 의사소통하고 따뜻함과 보살핌을 경험하도록 도왔다. 그녀가 1972년에 출판한 『사람 만들기(Peoplemaking)』는 아직까지도 널리 읽히는 대표적인 가족치료 책이다. 경험적 가족치료의 기법으로 가족조각, 가족인형극, 가족 미술치료, 가족 합동화 그리기 등이 있으며, 이러한 기법을 치료과정에 활용하기 위하여 경험적 가족치료자의 상담실에는 장난감, 인형, 점토, 공, 크레파스, 도화지 등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Nichols & Schwartz, 2002). 경험적 모델은 5장에서 자세히 설명하였다.
주제: 미해결된 주제가 문제가 되어 현재의 기능을 방해하므로 이것을 지금-여기에서 경험하고 작업하여 일치적으로 만듦
주요개념: 자아존중감, 가족규칙, 의사소통 및 대처 유형, 사회와의 연계성, 자기 선택과 결정, 경험의 공유
치료목표: 자아존중감 증진, 선택 능력향상, 책임감 소유, 일치적인 존재가 되는 것
개입방법: 개인의 빙산탐색, 가족규칙, 가족조각, 유머, 원가족도표, 의사소통, 나의 영향권 이해, 은유, 명상 등을 이용
③구조적 모델: 구조적 모델의 대표자인 미누친은 1974년 『가족과 가족치료(Families and Family Therapy)』를 출판하여 자신의 치료모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리게 되었다. 미누친 외에도 몬탈보, 로스먼(Bernice Rosman), 아폰테, 피시먼(Charles Fishman)이 대표적인 구조적 치료자로 분류된다. 이 모델에 따르면 가족구조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족의 상호작용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다 보면 파악할 수 있는 가족의 기능적 요구다. 가족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하위체계와 경계선, 위계구조를 살펴보아야 한다. 미누친의 이러한 시각은 분명하게 확립된 이론으로 구체화되었으며, 이는 가족을 체계로 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구조적 치료 기법은 비교적 배우기가 쉬워 1970년대 후반까지 가장 영행력 있는 모델 가운데 하나였고, 많은 훈련생이 미누친의 모델을 배우기 위하여 '필라델피아 아동지도클리닉'으로 모여들었다. 구조적 모델은 비행청소년 가족, 식이장애 가족, 약물중독이나 알코올중독자 가족 등에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조적 모델은 헤일리의 전략적 모델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6장에서 자세히 설명된다.
주제: 증상이나 문제는 가족의 역기능적 상호작용 구조에서 비롯됨, 따라서 가족의 재구조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초점
주요개념: 가족구조, 경계선, 하위체계, 위계구조, 연합, 우회, 동맹, 가족적응, 재구조화, 합류
치료목표: 경계선 및 하위체계 기능변화를 통한 역기능적 가족구조의 재구조화
개입방법: 합류와 적응, 구조적 지도를 통한 가족평가, 가족재구조화 기법 활용
④전략적 모델: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미누친과 함께 일했던 헤일리는 1970년대 들어 자신의 독자적인 치료기법을 개발하였다. 헤일리는 최면치료사였던 에릭슨(Milton Erickson)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 1973년 출판한 『비법한 치료(Uncommon Therapy)』에서 헤일리는 에릭슨의 최면기법을 설명하였으며, 전략적 치료기법을 소개하였다. 전략적 기법은 치료자가 치료목적을 정하고 치료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효과적인 기법을 고안하는 것으로서, 흔히 역설적 기법이 대표적인 기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1976년 그는 『문제해결치료(Problem- Solving Terapy)』를 출판하였고, 비록 치료기법을 고안하는 데 역점을 두었지만, 인간 문제의 사회적 맥락과 체계를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증상에 초점을 둔 개인치료와 다르다고 역설하였다.
전략적 이론과 기법을 통합하여 독특한 치료이론을 개발한 학자는 밀란 학파로 알려진 파라졸리(Mara Selvini-Palazzoli), 보스콜로(Luigi Boscolo), 체치(Gianfranco Cecchin), 프라타(Guiliana Prata)다. 그들은 이탈리아 밀란에 소재한 '가족학 연구소'에서 수많은 내담자를 대상으로 자신들이 개발한 접근을 적용하여 치료하였고, 그 결과 1978년 『역설과 반역설(Paradox and Counterparadox)』을 출판하여 수많은 사례를 소개하였다. 캘리포니아 주 팔로알토에 있는 MRI의 단기치료 또한 전략적 모델로 간주된다. 전략적 접근에 대해서는 7장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주제: 헤일리, MRI, 밀란 모델을 전략적 모델로 구분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치료자의 치료전략 고안과 지도적 위치를 중시함
주요개념: 의사소통, 가족규칙, 권력과통제, 치료적 이중구속, 가설설정-순환성-중립성
치료목표: 증상을 지속시키는 역기능적 연쇄과정에 전략적으로 개입하여 단기간에 제시된 문제를 해결함
개입방법: 구체적인 문제 정의와 가설 설정, 가족의 연쇄과정 파악, 역설적 새입(고된 체험 기법, 위장기법)을 통한 전략적 개입
후기 모델
①해결지향 모델: 해결지향 모델은 한때 에릭슨과 함께 연구 활동을 한 적이 잇던 오한런이 발전시킨 모델이다. 오한런은 사람들이 문제를 가지는 것은 어떤 특정 상황을 문제라고 정의하는 의미체계에 갇혀 살기 떄문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동일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다른 의미체계에서는 더 이상 문제로 정의되지 않을 수 있다. 오한런은 실재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중적으로 존재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올바르게' 사는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했다.
오한런의 해결지향 치료는 삶을 경험, 행동, 이야기 라는 세 영역으로 구분한다. 첫째, 이 모델은 내담자의 경험을 정당화한다. 즉, 내담자의 경험이 정당하고 가치가 있음을 인정하고 전달한다. 또 내담자가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하고,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내담자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치료적 대화 속에 끌어들이면서 해결로 이끈다. 두 번째 영역은 행동으로 치료자는 내담자가 목표(문제해결)와 연결되었다고 말하는 행동에 치료적 대화의 초점을 두며, 그 목표에서 벗어난 행동에는 초점을 두지 않는다. 삶의 세 번째 영역은 이야기다. 이야기는 내담자가 치료과정에서 보이는 생각, 신념, 준거 틀이나 언어습관 등으로 구성된다. 행동에서와 같이 목표로 연결되는 이야기는 대화의 초점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이야기에는 초점을 두지 않는다.
오한런의 해결지향 치료는 다음과 같은 열 가지 개입에 초점을 둔다.
- 치료자는 내담자가 쓰는 언어(단어, 어구, 은유, 기분 등)를 사용하여 합류함으로써 내담자로 하여금 이해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 변화가 곧 일어난다는 가정을 암시하는 질문, 즉 '변화가 당연히 일어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질문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만일......' 이라는 질문이 아니라 '......이 일어날 때......'라는 질문을 사용한다.
- 선다형 질문을 한다. 즉, 치료자가 내담자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향 안에 답이 있는 질문을 한다.
- 치료적 개입을 잠시 멈추고 가장 건설적으로 해결을 지향하도록 대화의 방향을 재조정한다.
- 문제를 정상화한다. 문제를 병리로 정의하기보다 일상적인 형상으로 정의하는 개입방법을 쓴다.
- 먼저 한 이야기를 요약하여 말해 주는데, 이때 해결지향적 방향으로 틀어서 말하는 '방향 틀어 요약하기' 방법을 쓴다.
-내담자의 시각을 거부하거나 동의하지 않거나 정항하기보다 내담자의 관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인 '활용'의 방법을 사용한다.
- 누가 봐도 아주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상식적인 수준의 제안을 한다.
- 내담자의 가정이나 신념체계에 질문을 던져 그 가정이나 신념체계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질문하는 '의문 던지기' 개입방법을 쓴다.
- 성공할 때까지 생길 수도 있는 방해요소를 예측하는 등 구체적인 목적을 향해 작업하는 '미래에 초점 두기' 기법을 쓴다.
②해결중심 모델: 드세이저(Steve de Shazer)와 버그(Insoo Kim Berg, 한국명 김인수) 부부는 위스콘신 주 밀워키의 단기가족치료센터의 공동창설자다. 그들은 초기에 MRI모델에 영향을 받았으나, 사회구성주의 시각을 받아들이고 또 개인이 경험의 세계를 구성하는 것은 언어를 통해서라는 관념을 강하게 받아들이면서 해결중심 모델을 발전시켰다. 해결중심 모델은 오한런의 해결지향 모델과 더불어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을 찾는다는 데 공통점이 있지만, 치료 기법이나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해결중심 모델은 이론이나 규범을 벗어나 철저히 내담자 중심이며, 문제보다 해결에 초점을 둔다. 또한 내담자의 장점이나 건강한 특성을 활용하여 해결책을 모색하며, 치료자와 내담자 간의 협력적 치료 관계를 중시한다. 해결을 위한 질문인 면담 전 변화 질문, 예외질문, 척도질문, 기적질문, 대처질문, 관계성 질문 등과 내담자가 치료자와 맺게 되는 세 가지 관계유형(고객형, 부령형, 방문형)의 분류는 이 모델의 중요한 특징으로 자세한 설명은 9장을 참고하기 바란다.
주제: 내담자는 자기 문제의 전문가며 문제해결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으며, 그의 장점, 자원, 성공적 경험을 활용하여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움
주요개념: 긍정적인 것에 관심, 강점과 자원 활용, 탈이론적, 현재와 미래에 초점, 변화의 불가피성, 단순하고 실현 가능한 해결방법을 먼저 사용, 알지 못함의 자세, 내담자에 대한 존중과 수용
치료목표: 강점과 자원을 활용하고 문제가 없는 예외 상황을 찾아 문제를 협동적으로 해결함
개입방법: 치료자-내담자 관계유형 파악, 해결 지향적 질문(상담 전 변화, 예외질문, 기적질문, 척도질문, 대처질문, 관계성질문, 악몽질문, 간접적인 칭찬 등)을 사용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함.
③이야기치료: 이야기치료는 호주 애들레이드 소재 덜리치센터(Dulwich Center) 소장인 화이트(Michael White)와 뉴질랜드 오클랜드가족치료센터의 소장인 엡스턴(David Epston)에 의해 발전되었다. 이 모델은 실재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과 언어를 통해 개인이 구성하고 경험하는 의미의 세계라는 사회구성주의를 바탕으로 발전되었다. 화이트는 '체계'라는 관념을 거부하고 증상과 연관된 가족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없었으며 대신 이야기라는 은유를 채택하면서, 개인은 이야기를 통해 자기 삶의 경험을 조직하고 의미를 부여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이 모델은 개인을 지배하여 왔던 문제 중심의 지배적 이야기에서 벗어나 문제를 외현화하고 색다른 결과를 발견하며, 새로운 시각에서 대안적인 삶의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둔다. 이야기치료를 교육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여전히 호주의 덜리치센터이지만, 미국에서 이 모델을 훈련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기관은 프리드먼과 콤스(Freedman & Combs, 1996)가 운영하는 에버스턴 가족치료센터(Evanston Family Therapy Center)로 알려져 있다. 이야기치료는 10장에서 자세히 설명된다.
주제: 내담자 자신이나 주변인이 문제로 가득 찬 이야기를 내담자의 정체성과 동일시할 때 문제 발생. 당사자의 삶이ㅡ 지식과 목적이 담긴 대안적 이야기의 구축에 초점을 둠
주요개념: 지배적 이야기, 색다른 결과, 빈약한-풍부한 서술, 대안적 이야기, 의도상태, 행동의 전망, 정체성의 전망, 재저술
치료목표: 문제이야기 해체, 대안적 이야기와 대한적 정체성의 구축 및 사회적 공유
개입방법: 외현화대화, 스캐폴딩, 말하기 다시말하기, 회원재구성대화, 치료적 문서의 활용
④협력언어체계 모델: 협력언어체계(collaborative language system) 모델은 '협력적 모델' 혹은 '치료적 대화'라고도 부르는데, 앤더슨(Harlene Anderson)과 굴리시안(Harry Goolishian)이 발전시켰다. 정신과 의사였던 굴리시안은 1950년대에 입원치료를 받았던 청소년이 퇴원 후 재발률이 높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치료방법을 고안하는 데 몰두하였다. 그는 초기에 MRI와 관계를 맺고 전략적 치료자가 되었으나, 포스트모더니즘과 구성주의를 만나면서 더욱 효과적인 치료기법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갤버스턴 가족치료연구소에서 앤더슨과 함께 작업하면서 이 모델을 개발하였다. 이 모델은 어떤 특정한 기법이나 틀을 갖지 않으며, 치료자가 내담자와 공감적이고 보살핌의 대화를 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찾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
앤더슨과 구릴시안은 치료자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가치가 내담자의 그것보다 진실에 더 가깝다고 가정하지 않으며,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 하나의 시각만 존재한다는 관념을 강하게 부정하고 여러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시각을 지지하였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시각이 사회적으로 구성되거나 언어로 구성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치료자아 내담자가 협력하여 다른 방식으로 대화하면 이를 재구성할 수 있다고 믿었다. 협력적 대화는 치료자가 전문가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앤더슨과 굴리시안은 '알지 못함의 자세(not-knowing posture)'를 소개하면서, 치료자의 앞선 경험과 앞선 지식이 치료과정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와 해결에 관한 내담자의 전문성이 문제해결로 이끌어 간다고 강조하였다.
사실상 앤더슨과 굴리시안은 가족이 체계라는 개념을 거부했고, 체계가 문제를 만든다는 관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문제가 체계를 만든다고 가정하였으며, 그래서 체계는 문제를 둘러싸고 조직된 대화나 의미체계로 구성된다고 하였다. 이 모델에서 볼 때 치료체계는 언어체계이며, 치료자는 치료적 대화의 참여관찰자(participant-observer)이자 참여관리자(participant-manager)로서 치료적 대화를 구축하는 예술가다.
협력적 모델은 반영팀(reflecting team)을 주요한 치료기법으로 사용한다. 반영팀은 1980년대 중반 노르웨이의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안데르센이 발전시켰다. 그는 정신병 환자가 가족, 친구, 직업, 이웃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던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더 나은 치료방법이 무엇인가를 궁리하였다. 그는 초기에 미누친, 헤일리, MRI 모델뿐 아니라 밀란 모델을 적용하여 치료하였으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 특히 초기 모델에서 나타나는 '우리는 당신 가족에게서 이러이러한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우리는 당신 가족을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는 식의 객관적 관찰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는 당신이 이렇게 하기를 바랍니다' 혹은 '당신네 가족이 그런 식으로 노력하려는 것 이외에 이런 식으로도 노력해 보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제시하는 방식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러던 와중 그는 '치료자인 우리는 왜 내담자 가족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숨겨야 하는가?'라는 치료과정에 관한 의문이 들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던 그는 1987년 반영팀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하고 모델을 발전시키기에 이르렀다. 이 모델은 관찰실에서 상담 장면을 관찰하던 치료 팀의 생각과 느낌을 내담자와 그 가족이 듣도록 하는 데 초점이 있다. 이 상황에서는 참여자(내담자)-관찰자(치료팀)의 역할이 바뀌게 된다. 일방경 뒤에서 상담을 관찰하던 치료팀이 상담실로 자리를 옮겨 상담과정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참여자가 되고 내담자는 관찰실로 자리를 옮겨 치료자의 이야기를 듣는 관찰자가 된다. 치료팀이 상담과정에 대한 생각을 반영하여 이야기할 때 '확실성' 보다 불확실성과 잠정적인 태도로 표현하도록, 즉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가 보기에는 ......인 것 같아요', '......이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과 같은 표현을 하도록 장려된다. 관찰실에서 치료팀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 내담자 가족은 다시 상담실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의 이야기는 상담 때와는 다른 새로운 이야기이며 새롭게 이해한 내용을 나누는 시간이다.
만일 치료 팀이 없다면 가족원이 서로의 이야기를 반영하여 이야기하도록 한다. 즉, 가족원끼리 각자 상대방이 한 말을 어떻게 들었으며, 또 상대방이 들었다고 말한 그 말을 어떻게 들었고 이해했는지를 서로 반영하여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치료자 또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가족원에게 치료자가 한 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질문할 수 있다. 안데르센은 이것을 가리켜 '반영과정' 이라고 하였다. 반영팀 모델의 기본 가정은 하나의 상황을 보는 옳은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는 신념이다.
가족치료와 개인치료의 차이
기계론적 세계관: 세상이 기본적인 물질 구성체로 만들어진 거대한 기계와 같으며, 기계의 작동원리와 같은 법칙에 의해 움직여진다고 본다. 기계는 미리정해진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어디에서 만들어지든 그 결과물은 동일하다. 기계는 고장이 나면 원인을 확인하여 고장 부분만 수리할 수있으며, 맥락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어디서나 똑같이 작동한다.
유기체론적 세계관: 우주가 상호연관된 관게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질적으로 역동적이라고 본다. 사람, 자연, 생명체와 같은 유기체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자라며, 부분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만 제거하거나 고치기가 어려우며, 맥락이나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행동한다.
초기 모델인 체계론적 가족치료와 개인치료의 구체적인 차이
①문제의 초점에 대한 시각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치료는 내담자를 별개의 독립된 존재로 본다. 내담자의 내면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고 내담자의 특성은 무엇이며 내담자가 어떠한 행동을 하여 문제가 나타났는가를 파악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기 떄문에 내담자가 맺고 있는 관계나 맥락은 일차적인 초점이 아니다. 반면 가족치료는 내담자를 다른 사람 또는 체계와 상호작용하는 관계의 망에 속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내담자의 문제나 증상은 그가 속한 가족이나 관계의 역기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본다. 따라서 가족치료에서는 내담자가 가지고 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내담자의 가족관계나 맥락을 일차적으로 고려한다.
②내담자에 대한 시각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치료는 내담자를 수동적이고 반응적인 존재로 본다. 내담자는 외부에서 일정한 자극이 가해지면 그에 따라 반응하는 기계와 같은 존재로 보기 때문에 치료자가 전문적인 위치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치료과정을 지도하면 내담자는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한편 가족치료는 내담자를 능동적으로 선택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본다. 따라서 치료자가 전문적인 위치에서 치료과정을 지시하기보다 내담자의 세계와 내담자 가족의 상호작용을 존중하면서 치료과정을 진행한다. 구조적 가족치료의 주요 기법인 합류는 내담자 가족의 상호작용을 존중하면서 협력적인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이의 대표적인 예다.
③인간관계를 보는 시각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치료는 문제의 원인과 결과관계를 선형적으로 본다(A→B→C). 따라서 개인치료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왜?'라는 질문을 자주 하며, 과거 혹은 역사에 초점을 두고, 증상과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이전의 발달단계를 추적해 나간다. 모든 심리적 사건에는 특정 원인이 있어 그것이 특정 결과를 가져오며, 개인의 심리상태는 초기 아동기의 '조건'에 의해 독특하게 결정된다고 인식한다. 반면 가족치료는 인과관계를 순환적이고 희귀적인 것으로 본다. 문제를 둘러싼 체계의 맥락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떄문에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분별해 내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원인을 추적하기보다 지금-여기(here and now)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와 상호작용의 패턴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둔다.
④문제의 진단과 해결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기계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 작동하기 때문에 설명서를 보면 작동원리를 알 수 있고 고장 난 부분을 고치는 방법도 파악할 수 있다. 같은 논리로 기계론적 세계관에 기초한 개인치료도 내담자의 문제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기계의 설명서가 어느 기계에나 적용된다고 보듯이, 진단과 평가의 기준은 객관적으로 설정될 수있고, 그 기준은 어느 내담자에게나 절대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어 개인치료에서는 DSM_IV, MMPI, MBTI와 같은 진단도구를 흔히 사용한다. 따라서 적절한 과학적 방법은 실증적이고 계량적이며 지식은 실험과 관찰에 의해 추구되어야 하기에 가치중립적 과학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주관적 판단과 서술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한편 가족치료는 내담자를 유기체로 본다. 유기체의 특성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행동하기 떄문에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내담자의 인식행위에 초점을 두며,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도 내담자마다의 인식행위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고 경험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내담자의 사고나 행동을 지배하는 공통 법칙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진단과 사정을 하는 것이 가족치료의 초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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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치료 |
가족치료 |
세계관 |
기계론적 세계관 |
유기체론적 세계관 |
은유 |
- 우주는 기본적 물질 구성체로 만들어진 거대한 우주 기계와 같다. - 기계, 자동차 |
- 우주는 상호관련된 관계의 망으로 본질적으로 역동적이다. - 사람, 자연, 생명체 |
기본 가정 |
- '왜'라는 질문 - 직선적 인관관계 - 주체/객체의 이원론 - 이분법(이것 아니면 저것, either/or) - 결정론적/반응적 - 법칙, 법칙에 따른 외재적 실재 - 역사(과거사)에 초점 - 개인주의적 - 환원주의적 - 절대적 - 객관성의 과학 - 객관주의적 인식론 - 과학적 방법(양적분석) |
- '무엇' 이라는 질문 - 상호적, 순환적 인과관계 - 전체성, 전일성(holism) - 변증법적(이것과 저것 모두, both/and) - 선택의 자유/능동적 - 패턴 - 지금, 여기에 초점 - 관계적 - 맥락적 - 상대적, 근사적 - 인식의 과학 - 주관주의적 인식론 - 과학적 방법(질적 분석) |
대표 발언 |
"나는 인간의 육체를 하나의 기계라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은 병든 사람은 잘못 제조된 시계, 건강한 사람은 잘 제조된 시계에 비유될 수 있다는 것이다." - Descartes |
"상관관계는 초등학생에게도 가르쳐야 한다. 어떤 것도 그것 자체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다른 것과의 관계로 정의되어야 한다." - Bateson |
지배 문화 |
서양 문화(서양 의학) |
동양 문화(동양 의학) |
요약
서구에서 가족치료가 탄생하기가지 크게 두 가지 흐름이 뒷받침되었다. 그 하나는 전통적인 심리치료의 기초였던 기계론적 세계관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유기체론적 세계관이 등장하였고 그로부터 체계론적 사고가 확산되었다는 점이다. 체계론적 사고는 일반체계이론과 사이버네틱스로 발전하여 초기 가족치료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다른 하나는 전통적인 심리치료적 접근의 경계 밖에서 집단역동운동, 아동지도 운동, 부부상담, 그리고 사회사업실천 운동 등 몇 가지 새로운 움직임이 발생하였다는 점이다. 그러한 움직임은 공통적으로 개인치료적 접근의 한계를 벗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였다.
가족치료의 발달은 1940년대 초에 시작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베이트슨의 영향은 매우 컸다. 1950년대에는 주로 보웬, 헤일리, 잭슨, 애커먼 등이 정신분열증 환자 가족 연구의 일부로서 가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가족치료의 싹이 텄고, 1960년대에 발아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 보웬의 다세대 모델, 사티어의 경험적 모델이 모습을 드러냈고, MRI가 가족치료 선구자들의 중심 활동 무대로 자리하였다. 1970년대에 가족치료가 개화하면서 구조적 모델, 전략적 모델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고 가족치료의 여러 모델은 대중의 인기와 신뢰를 얻기에 이르렀다. 1980년대 들어 포스트모더니즘 사고가 확산되면서 가족치료는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이 시기에는 소위 후기 모델로 불리는 해결중심 모델, 협력언어체계 모델, 이야기치료가 등장하였다. 그리하여 오늘날의 가족치료는 초기 모델과 후기 모델이 공존하면서 치료자의 선호나 내담자의 상황에 따라 특정 모델만을 적용하기도 하고 모델을 통합하거나 절충하는 형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가족치료와 개인심리치료는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세계관을 바탕으로 발전하였다. 구체적으로 개인치료는 내담자를 수동적이고 반응적인 별개의 존재로 보고 인과관계를 직선적인 것으로 보며 문제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진단과 평가를 강조한다. 한편 가족치료는 내담자를 능동적이고 지각적인 존재로 보며, 내담자가 맺고 있는 관계나 맥락에 초점을 두면서 인과관계를 순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보다도 내담자의 인식행위에 초점을 둔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비교를 위한 것일 뿐이며, 특정 치료적 접근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르다는 판단을 위한 것은 아니다.